
2025.04.02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로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 성분 마약류 의약품의 처방량 증가에 따라 오남용 방지 조치기준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현장 점검을 강화한다고 2일 밝혔다.
증가하는 ADHD 치료제 처방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ADHD 치료제 처방을 받은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사용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1인당 처방량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지만, 2022년 ADHD 진단 기준이 명확해지고 새로운 장애 지표가 신설되면서 ADHD 환자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ADHD의 특성상 소아·청소년 환자의 약 50%가 성인기까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ADHD가 주로 아동기에만 해당하는 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연구를 통해 성인 ADHD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성인 환자에 대한 진료와 처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DHD가 단순히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의료 접근성 향상도 처방량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ADHD 증상이 있더라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 정신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 ADHD 진단을 보다 정확하게 내리고, 이에 따른 치료제 처방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오남용 방지 대책 강화
식약처는 ADHD 치료제의 사용량 증가에 따라 무분별한 처방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메틸페니데이트를 ‘마약류 오남용 방지 조치기준’에 추가했다. 또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료기관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올해도 과다 처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단기간 내 다수 의료기관을 방문해 처방받거나 불필요한 고용량 처방이 이루어진 사례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상에서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 높이는 약’ 등으로 광고되는 불법 게시물을 면밀히 점검하고,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해 신속히 차단 조치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료용 마약류가 적정하게 처방·사용될 수 있도록 오남용을 철저히 점검하고 관리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관련 기관 및 전문가와 협력해 보다 효과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ADHD 치료제 공급 관리도 강화
한편, 식약처는 ADHD 치료제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제약사와 협력해 치료제 사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행정적 지원을 검토할 방침이다. 최근 일부 국가에서 ADHD 치료제 부족 현상이 발생한 사례가 있어 국내에서도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의료기관과 약국 등과 협력해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시행 중인 메틸페니데이트 오남용 방지 조치기준은 △3개월 초과 처방·투약 금지 △치료 목적(ADHD 또는 수면발작) 외 처방·투약 금지 △일일 최대 허가 용량 초과 처방 금지 등이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점검을 통해 ADHD 치료제의 적정 사용을 유도하고, 오남용을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