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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ᆞ시장동향

2025.04.09

문 닫는 인테리어 스타트업...'오늘의집'만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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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인테리어 산업은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했다. 재택근무와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공간의 재정비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기회로 삼아 다수의 인테리어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팬데믹이 끝나고 엔데믹으로 전환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시 외식 여행 문화생활로 이동했고 인테리어 시장의 수요는 급감했다. 이 과정에서 ‘집꾸미기’ ‘문고리닷컴’ ‘하우스앱’ ‘알렛츠’ 등 많은 기업들이 줄줄이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파산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악조건 속에서도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은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가며 생존에 성공했다. 사업 다각화와 콘텐츠 중심 커뮤니티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업계 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 중심 커뮤니티 기반으로 충성 고객 확보

오늘의집은 2014년 인테리어 커뮤니티 서비스로 시작했다. 사용자들이 자신의 집을 꾸민 사진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플랫폼으로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성장했다. 단순한 쇼핑몰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공유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는 곧 커머스 성장으로 이어졌다.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신뢰는 곧 제품 구매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후기 기반의 콘텐츠는 오늘의집만의 핵심 자산이 됐다. 이처럼 콘텐츠와 커머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구조는 여타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차별점을 만들어냈고 장기적인 고객 유입과 매출 유지에 큰 역할을 했다. 오늘의집의 실적은 이러한 전략의 성공을 수치로 입증하고 있다. 성장세에 힘입어 오늘의집은 지난해 11월 자체 가구 브랜드 ‘레이어(LAYER)’를 론칭하며 유통을 넘어 제조 영역까지 진출했다. 자체 브랜드는 마진율을 높이고 제품 기획과 유통에 대한 주도권을 갖는 데 유리한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플랫폼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콘텐츠와 브랜드를 결합한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레이어는 현재 테이블 소파 수납장 등 기본적인 가구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앞으로 오늘의집은 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PB상품 확대와 오프라인 쇼룸 확장도 검토 중이다.

 

폐업 속출한 경쟁사…‘집꾸미기’도 결국 문 닫아

오늘의집은 2023년 연 매출 287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5억7000만원 당기순이익 52억6000만원으로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2022년 대비 매출이 약 35% 증가한 수치이며 이는 동종 업계 다수 기업들이 줄줄이 폐업하거나 매출 급감을 겪은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한편 인테리어 업계의 다른 스타트업들은 엔데믹 전환 이후 버티지 못하고 줄줄이 퇴장했다. 2012년 설립된 ‘집꾸미기’는 2023년 3월 31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때 인테리어 플랫폼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지만 매출이 2019년 124억원에서 2023년 8억7000만원으로 급감하며 결국 퇴출됐다. 2002년 철물점으로 시작한 ‘문고리닷컴’도 2023년 파산 선고를 받았다. 태영그룹 계열사인 티와이홀딩스가 2019년 150억원을 들여 인수했지만 부채비율이 400%를 넘기며 결국 사업을 정리했다. 라이프스타일 리뷰 플랫폼 ‘하우스앱’ 역시 자금 유동성 악화로 2023년 초 서비스를 중단했고 조명가구 쇼핑몰 ‘알렛츠’도 같은 해 문을 닫았다.

 

초저가 공세에 밀린 스타트업…트렌드 변화도 타격

전문가들은 이러한 폐업 러시의 원인으로 소비 트렌드 변화와 경쟁 심화 그리고 자생력 부족을 꼽는다. 팬데믹 당시 일시적으로 높아졌던 인테리어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약한 스타트업들은 버티지 못했다. 게다가 쿠팡 11번가 같은 대형 이커머스는 동일 제품을 더 저렴하게 제공했고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글로벌 초저가 플랫폼까지 빠르게 진입하면서 가격 경쟁에서 밀린 셈이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상 투자 건수는 전년 대비 27% 줄었다. 투자 혹한기와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인테리어 스타트업들은 생존의 갈림길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가구를 파는 시대는 끝났다”며 “콘텐츠와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지 못한 스타트업은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제는 오늘의집처럼 커뮤니티 기반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쇼핑 플랫폼 만들어야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