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4.17
국내 식품업계가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내수 소비 위축과 시장 포화로 성장 둔화가 이어지자 해외 생산기지 확충과 유통망 확대를 통해 수출 기반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K-푸드 열풍은 이러한 전략의 배경이 되고 있다.
내수 부진 뚜렷… 식품업계 위기감 고조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매출도 각각 18.1% 15.3% 하락해 내수 기반의 성장 한계가 명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K-문화 확산과 함께 한식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수출액은 13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미국 수출은 15억9000만 달러로 전체의 12.3%를 차지했다.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세가 전망된다.
식품업계들의 해외 생산기지 확장
오리온은 중장기 글로벌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총 8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충청북도 진천에 생산·포장·물류 기능이 통합된 센터를 신설해 내수와 수출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킬 계획이다. 러시아 트베리 공장에는 2400억 원을 투입해 파이 비스킷 스낵 젤리 등 총 16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베트남 옌퐁 공장에도 1300억 원을 투자해 신공장동을 완공하고 생산라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 같은 투자를 통해 2027년 해외 매출 비중을 7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동원그룹도 글로벌 전략에 맞춰 조직 재편에 나섰다. 동원산업과 동원F&B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동원F&B를 상장폐지한 뒤 지주사인 동원산업에 완전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식품 계열사를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두고 중장기 글로벌 전략을 통합적으로 실행한다는 구상이다. 동원산업은 동원F&B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 스카사 등 식품 계열사를 ‘글로벌 식품 디비전’으로 묶고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의 22%에서 4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흩어져 있던 R&D 조직을 통합하고 예산도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과 북미 시장 공략
KGC인삼공사는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법인을 통해 현지 대형 유통 채널 입점을 확대했으며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군 재편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유명 래퍼 카디비가 정관장 에브리타임을 극찬하는 영상이 SNS에 공개돼 하루 만에 조회수 100만회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미국 시장에 맞는 신제품 개발과 유통망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오는 5월 경남 밀양에 제2공장을 시가동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며 연간 7억 개 라면 생산이 가능한 규모를 갖춘다. 지난해 삼양식품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77%에 달했으며 미국 유럽 시장에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새 공장의 가동으로 공급 확대가 가능해지면서 수출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식품업계의 수출 전략을 일시적인 대응이 아닌 구조적인 생존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내수 중심 제조업의 연장선에서 식품사업을 운영했다면 지금은 글로벌 브랜드 전략이 필수”라며 “K-푸드에 대한 세계적 수요를 얼마나 체계화하고 구조화하느냐가 향후 기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을 위해 변화하고 있는 식품 유통업계의 방향. 셀러들도 이에 맞춰 준비해야 하는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