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4.29
중국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시행했던 ‘반품 없는 환불’ 정책을 전면 폐지한다. 앞으로는 소비자가 상품을 받은 뒤 환불을 요청할 경우 판매자가 반품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문제점 드러낸 ‘조건 없는 환불’
23일 지무뉴스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최근 반품 없는 환불 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플랫폼 입점 판매업자들의 반발이 이어진 데다 중국 당국이 시정 조치를 내린 지 4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다 플랫폼들은 심사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정책 변경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플랫폼 운영 방식뿐 아니라 온라인 소비자 문화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플랫폼 간 서비스 경쟁이 과열되던 상황에서 나타난 '무조건 환불' 정책이 한계를 드러낸 만큼 앞으로는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새로운 균형점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반품 없는 환불 정책은 2021년 테무의 모회사 핀둬둬가 처음 도입했다. 이후 타오바오, JD닷컴 등 다른 플랫폼으로 확산되며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이 정책은 소비자들에게 구매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악용 사례가 속출했다. 일부 소비자들이 배송된 상품에 별다른 하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변심이나 악의적 의도로 환불을 요구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로 인해 판매자들은 상품을 팔고도 재고 손실을 떠안아야 했고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판매자 반발 확산과 정부 개입
특히 지난해 7월 테무 판매업자 수백 명이 광저우시 핀둬둬 본사 앞에서 집단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무조건 환불 정책이 판매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으며 핀둬둬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판매자들의 희생을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판매업자들은 매출보다 반품 비용이 더 커지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지적하며 정부에 개입을 촉구했다 이에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과 상무부는 사실상 시정 명령을 내렸고 플랫폼들은 이에 응하는 형태로 정책 수정에 나서게 됐다 당국은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지나치게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새로 적용될 규정에 따르면 소비자가 상품을 받은 후 환불을 요청할 경우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협의해 반품 여부를 결정한다. 플랫폼은 분쟁 상황에 개입하지 않고 대신 판매자의 자율적 판단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러한 변화는 판매자들에게 더 큰 권한을 주는 동시에 소비자에게도 보다 신중한 구매 결정을 요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된다는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정책이 정착되면 무분별한 환불 요청은 줄고 정당한 사유에 기반한 환불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 예고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품 없는 환불 제도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격만 보고 쉽게 구매하는 소비 습관이 줄어들고 상품 정보를 더 면밀히 확인한 뒤 신중하게 결제하는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판매자 입장에서는 상품 품질 관리와 서비스 개선에 더욱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소비자 신뢰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판매자들은 환불 조건을 명확히 고지하고 애프터서비스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책 전환은 중국 이커머스 산업이 성숙기로 접어드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초기에는 고객 확보를 위해 과감한 혜택을 제공했지만 이제는 플랫폼과 판매자 간 책임을 보다 공정하게 분배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